기사 메일전송
세운4구역 재개발 충돌…서울시 “유산청, 특정 사업 겨냥한 압박” vs 국가유산청 “국제 기준 따른 영향평가”
  • 허현자 기자
  • 등록 2025-11-17 14:59:26

기사수정
  • 서울시, 종묘 경관 훼손 주장에 “법적 전제도 없이 압박…완충구역 미설정은 국가유산청 책임”
  • 국가유산청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국제 지침 근거…종묘는 애초 완충구역 없이 등재” 반박
  • 세운4구역 개발 둘러싼 갈등 확산…민·관·전문가 협의체 필요성 부각

서울시가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과 관련해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 요구를 강하게 비판하자, 국가유산청이 국제적 기준에 따른 정당한 요청이라며 반박하면서 종묘 주변 개발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서울시의 종묘 앞 고층건물 허용과 관련 허민 국가유산청장,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과 함께 종로구 종묘를 방문, 외부 조망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는 17일 대변인 명의 입장을 통해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반복적으로 종묘 경관 훼손 가능성을 제기하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국가유산청이 최근에서야 ‘세계유산지구 지정’을 추진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동안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다가 특정 사업을 겨냥해 뒤늦게 움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종묘가 유네스코 등재 이후 30년간 완충구역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 역시 국가유산청의 책임이라고 주장하며, 오랜 협의와 수차례 심의에도 보호 기준선을 설정하지 않은 채 특정 사업에만 영향평가를 요구하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이 단순한 재개발이 아니라 남산과 종묘를 잇는 녹지축을 형성해 도심 경관을 개선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정밀 시뮬레이션과 조화로운 건축 디자인을 통해 경관 훼손이 없음을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유산청장이 종묘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을 자극했다고 비판하며, “사업의 본질을 기반으로 합리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범정부·학계·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균형 잡힌 협의 구조를 요구하며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 경쟁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가유산청은 앞서 14일 발표한 입장에서 서울시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요구는 유네스코 운영지침과 「세계유산영향평가 지침서」 등 국제 기준에 따른 정당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종묘 세계유산지구 지정 절차를 추진해왔으며, 지난 13일 심의·의결 또한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유산청은 종묘가 1995년 등재 당시부터 완충구역 없이 등재된 점을 설명하며, 완충구역 신설 또는 조정은 지자체의 신청을 거쳐 유네스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서울시가 주장하는 “완충구역 미설정 책임”은 사실과 다르며, 국가유산청이 자의적으로 완충구역을 설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운4구역 개발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국가유산청의 발언이 종묘의 세계유산적 가치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신중한 언행을 요구한 반면,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 보존 원칙을 명확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민적 공감대 우선”을 언급하며 종묘 일대 개발 논란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관련 기관 협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초‧중등학생 희망 직업…교사·운동선수·의사 순 유지…고교생은 취업 희망 증가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25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학생들의 희망 직업은 전년과 유사하게 교사·운동선수·의사 등이 상위권을 유지했으며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 희망 비율은 줄고 취업 희망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지난 5월 16일부터 6월 13일까지 초‧중...
  2. 경기도, 2044년까지 지속가능발전 로드맵 확정… 6대 전략·65개 계획 제시 경기도가 27일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열어 오는 2044년까지 경제·사회·환경의 균형 성장을 목표로 한 ‘경기도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2025~2044)’과 65개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경기도는 이날 회의에서 국제연합(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한 지역 맞춤형 지속가능발전 전략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전략은 향후 20.
  3. 중고아이폰 해외배송 피해 두 달 새 60건… 청년층 중심 피해 확산 중고아이폰을 해외배송 형태로 판매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배송지연과 환급거부 사례가 급증하며 경기도 내 피해상담이 두 달 만에 60건으로 늘어나자 경기도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소비자피해에 주의를 당부했다.경기도는 최근 SNS 광고와 블로그 후기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한 뒤 해외배송을 이유로 배송 기간을 2~4주로 안내하고 ...
  4.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가결`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된 `추 의원 체포동의안`은 총 투표수 180표 중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국회 동의를 얻어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
  5. 11월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1위… tvN ‘태풍상사’ 한국갤럽이 11월 18~20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에서 tvN 주말극 ‘태풍상사’가 3.6%로 1위를 기록했다.조사에 따르면 tvN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전후 세대의 경험을 촘촘히 복원한 서사와 레트로 감성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며 선호도 3.6%로 정상을 차지했다. 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